2016년에 시작해 2019년부터 본격적으로 운영 중인 ‘현대인을 위한 교양 강좌’. HTML, CSS, JavaScript를 중심으로 ‘실용적인 동시에 개념적인 글쓰기’를 이야기하고 가르친다. 핵심은 자기소개로서의 창작, 즉 ‘나’를 기준으로 모든 제약과 선택을 구성하는 일이다.
곧 아파트 신축 공사가 끝납니다
어느 때고 나는 허기진 사람입니다
그 자리에는 새로운 친구가 있을까요
서둘러 짐을 꾸려 트럭에 싣고
이사를 갈 거예요하얀 벽지와 하얀 집기들이 있는 곳으로
하얗게 말라가는 화면 속으로새로운 침대는 미리 주문했습니다
고무나무 다리가 마음에 들어요
작은 책상과 의자 두 개
푹신한 소파까지도 모두 금요일에 온답니다책꽂이에 들어가지 못하는
먼지 쌓인 책들과
옷걸이가 부족한 옷들은
모두 버려야 할까요?
침대 밑에 쌓아두는 건
거짓말을 하는 것 같습니다드디어 이삿날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상자들을 보며
나는 생각했습니다
내가 담긴 상자를 두고 온 것 같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