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스트 데이터를 저장하는 파일. 파일 형식 가운데 내가 가장 좋아하는.
텍스트 파일을 향한 유일한 불만은 텍스트 파일이 더 널리 사용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노션, 구글 문서, 마이크로소프트 워드, 구글 프레젠테이션, 마이크로소프트 파워포인트, 구글 스프레드시트, 이메일… 텍스트는 어디에나 있지만 텍스트 파일은 어디에도 없다. 사람들이 그 존재조차 인식하지 못하는 것처럼.
특정 프로그램에 의존하는 경우 해당 프로그램이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의존적이라는 것은 무력하다는 뜻과 다르지 않다. 하지만 텍스트 파일은 프로그램과 무관하게 영원히, 그리고 고스란히 사용할 수 있다. 유연성뿐 아니라 마음의 평화까지 얻을 수 있다. 이곳에 자리한 모든 문서는 텍스트 파일에서 비롯한다. 모든 텍스트 파일은 드롭박스로 백업되며 여전히 10메가바이트가 채 되지 않는다. 텍스트 파일이 최고라 부르지 않을 까닭이 없다.
물론 나 이전에 이미 텍스트 파일을 향한 사랑을 실천해온 사람들이 있다. 핸드메이드 웹을 통해. 무려 25년여 동안.
1980년대가 시작되자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생활이 온라인화하기 시작했다. 전 세계가 이 흐름에 따르는 지금 온라인에서 자신을 발견하는 모든 사람들은 더 잊히기 전에 과거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모든 것이 실제로 어디서 시작됐는지, 그리고 어떤 일이 있었는지 알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