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를 포함해 이제껏 내 마음을 송두리째 뺏긴 사람들, 그래서 지금의 나를 만든 사람들은 분야를 막론하고 모두 글을 잘 쓰고 다룬다는 공통점이 있다. 영화감독이나 미술가, 디자이너 등 일반적으로 이미지로 이야기하는 사람들이나 음악가나 무용가 또한 마찬가지다. 그들의 이미지나 음악 언저리에 있는 그들의 글이 그들의 이미지를, 나아가 그들과 사랑에 빠지게 만든 셈이다. 다름 아닌 글이 나와 남을 하이퍼링크로서 연결하는 유일한 수단인 셈이다. 그들의 글은 우연히 내게 다가왔고, 나는 늘 그런 아름다운 순간을 고대해왔다. 그런 글을 쉽게 찾아내기 어려운 이미지 중심의 소셜 미디어에 내가 별로, 아니 전혀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까닭인지도.